Yomigahara Mutsuto
((\夜見ヶ原 六斗/요미가하라 무츠토)
[혼수상태 경위]
-자신의 방화행위에 악의를 가지고 있던 인물이 그에게 대갚음을 하기 위해 모방범죄를 일으켰고, 그 화재사건에 휘말리게 되었다. 자신이 저지른 일이 아니었으니 그 상황에 놀라는 것도 탈출방법을 찾지 못했던 것도 당연했겠지만 정작 세간에는 그의 죄책감으로 인한 고의적인 행동이라 알려져 있는 것도 같다.
[ 기타 특이사항 ]
-큰 흥미나 좋아하는 무언가를 마주하게 되었을 때에, 자신이 만족하거나 흥미가 다하게 되기 전까지는 말을 듣지 않지만 드물게 브레이크를 거는 방법이 있다고 하면, 그의 시선을 아예 다른 곳으로 돌리는 것이 효과가 있는 듯하다. 어지간한 것으로는 관심도 주지 않기 때문에 방법을 찾는 것 또한 문제가 될 수도 있겠지만 의외로 간단해서, 그가 이러한 태도를 보일 때엔 노래나 연주와 같은 멜로디가 있는 음악을 들려주면 잠잠해진다. 처음엔 단순히 듣는 것만으로 안정감을 느끼고 지나칠 뿐이었지만 지금은 그 의미가 조금 달라져 멜로디가 있는 음악을 들을 때엔 자신의 욕구를 멈추어야 한다는 공식으로 기억하고 있다.
-그가 첫 방화를 시작했던 것은 16세 때였다. 그 이전까지만 해도 지적에 문제가 있다는 이유로 잡동사니를 넣어두는 작은 방에만 머무르도록 교육을 받았고 찾아오는 손님이 없을 때에는 집 안의 어디든 다닐 수 있었지만 집 밖으로는 나가지 못하는, 학대라고 하기에도 조금 애매한 대접을 받아왔다. 타인들에게 감춰지며 자라고 있다는 정도는 이미 눈치 채고 있었기에 아무리 인격적으로 무시 하는 일이 없었거나 겉으로 상냥한 말이나 행동을 받았다고 해도 '아, 내가 잘못했구나.'라는 생각은 도저히 지워지지 않아 아무런 불평도 없이 방 한 구석에서 우울증에 시달려 살고만 있었다. 마지막으로 웃어본 것도 언제였을까. 그런 생각을 떠올리는 시간 역시 확실하게 줄어들었다.
그래도 문 너머에 대한 동경은 끊이지 않았다. 창문 너머로 보이는 넓은 하늘부터 시작해서 거리, 나무, 작게 멀리 보이는 풀이나 꽃, 날아다니는 새들과 바쁘게 걸어다니는 사람들까지. 닿지는 못했지만 언제나 새로운 기분을 느끼게 만들어주던 세상이었다. 우울증이 시작된 이후로는 밖으로 빠져나갈 기회를 자주 엿보게 되었고 생각보다 오래지 않아 세상 밖으로 발을 내딛게 되었다. 아마 그의 부모는 자신들이 자리를 비우더라도 그가 가만히 있어줄 거라 믿었던 건지도 모르지만 그에게 중요한 것은 자신이 밖으로 나왔다는 것이고 다른 누군가의 곤란함 따위는 아무래도 상관 없었다. 사실 생각하지도 않았지만.
상대가 악의를 가지고 있든 없든 간에 세상에 환상을 가지고 있던 그가 누군가를 의심도 없이 따라가더라도 그다지 이상한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문득 눈을 떠보면 낡은 창고에 누워있었다. 눈 앞에는 자신을 이곳까지 끌고 왔을 거라 생각되는 여성이 한 명, 그 옆에는 조금씩 움직이는 작은 상자가 하나 놓여있었다. 그의 시선을 의식했는지 눈 앞의 사람은 보란 듯이 상자에 기름을 붓기 시작하더니 그 위로 성냥개비를 하나 떨어뜨렸고, 불이 붙자 상자 안에서는 무언지 모를 동물의 괴상한 울음소리 같은 것이 나다가 이내 잠잠해졌다. 생전 처음 보는 광경에 겁에 질려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못하는 그의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눈 앞의 여성은 이게 빛을 내며 죽는 거란다, 라는 정신 나간 소리만 꺼내놓고 아이처럼 좋아하고 있었다. 이 미친 사람이 언제 자신마저 똑같이 만들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공포감을 느끼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겠지만 한편으로는 이제껏 본 적 없던 밝게 웃는 모습이 아름답게 보였다고 하면, 자신 또한 미친 사람이 되는 걸까. 그의 부모로부터 신고가 들어왔는지 그 후로 얼마 되지 않아 현장이 발각되는 것으로 상황은 종료되었다.
경찰들에게 구출되어 그의 존재는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고 자신을 끌고 왔던 여성은 정신이상자였다든가 뭐라든가, 한동안은 이야기가 끊이지 않았지만 그에게는 아무런 상관도 없었다. 그 순간 봤던 웃음이 인상 깊게 남아 좀처럼 기억에서 사라지지 않았던 것이다. 뭐가 그렇게까지나 즐겁고 재미있던 걸까. 무언가가 빛을 내며 불에 타서 죽고 사라지는 것은 두렵고 괴롭고 자신의 생각만으로는 감히 다가갈 수 없는 영역이었지만 그런 불안감도 잊어버릴 만큼의 훨씬 더 강한 이끌림을 느꼈다. 사실 그것과는 별개로 무언가를 두고 마음껏 웃고 싶었던 건지도 모르겠지만. 어떤 것이 불길에 휘말리는 것을 볼 때마다 그 때 봤던 광경이 계속 떠올랐기에 버릇이라도 생긴 마냥 집안의 작은 물건을을 태워 내다버리는 행동을 반복하기 시작했다. 부모도 이 이상 자식이 이상해지는 것은 골치 아파질 것이라 생각했는지 정신치료를 시도했으나 결국엔 아무런 효과도 보지 못했다. 자신의 세상이 다시 한 번 부모라는 이들에게 빼앗기고 억눌리는 것을 가장 신경 쓰고 있던 그는 모두가 잠든 사이 자신이 지금껏 살아왔던 작은 방에 불을 질러 집을 태우기로 결정했고, 이것이 그에게 있어서 인생 처음의 방화가 되었다.
[스텟]
[ 소지품 ]
가스점화기
-빵야ㅡ, 하고 총 쏘듯 켤 때도 있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장난으로, 위협하지는 않는다. 평소엔 자신의 소매에 넣어두거나 안전하다고 생각되는 장소에 보관해둔다.
[ 선관 ]
초고교급 바이올리니스트
-애칭으로는 아키라고 부르고 있다.
-집을 나온뒤 여기저기를 전전하다 만나게 되었다. 당시의 아키토는 길거리 공연을 하고 있던 때라 음악에 지식 하나 없던 그가 연주를 듣게 되는 것도 어려운 일이 아니었고, 연주를 통해 안정감이나 편안함을 느껴버린 나머지 통성명조차 하지 않았던 사람의 뒤를 졸졸 따라다니는 것도 그의 입장에선 이상한 일도 아니었을 것이다. 자신에게 편안함을 주는 인물이라 여기고 멋대로 안전하다고 생각했는지, 최근 주변에 불을 지르고 다닌 방화범이 자신이라고 밝힌 것도 전부 자발적인 선택이었다. 실제로 공연이 있는 며칠 사이 혹은 그 주변의 지역에서는 방화를 일으키지 않았을 정도였는데, 상대의 입장에선 어떻게 받아들여졌을지는 모르겠지만 놀랍게도 (상대를 철썩같이 좋아하고 있던 그의 입장에선 딱히 놀랄 일도 아니었겠지만,) 신고가 들어오는 일도 불려가는 일마저도 딱히 없었다. 반대로 살 곳을 제공받았다고 하면 그야말로 의구심이 생기는 상황이었겠지만 이따금씩 공연에 데려가주거나 이것저것을 알려주는 등 호의를 보이는 인물을 의심스러운 눈으로 볼 성격도 아니었기에 나쁘게 생각하기는 커녕 자신이 곁에 있어도 괜찮을 만한 인물이라며 여기게 되었다. 그가 호의를 베풀어주는 만큼, 자신 역시 그의 기대심에 맞추고 싶다고 생각해 어지간한 요구는 들어주려 노력하고 있다.
-자신의 모방범죄로 인한 화재사건이 있던 날, 타오르고 있던 건물은 연주회장이었다. 여느 때처럼 공연을 보기 위해 따라온 것이었지만 어째서인지 화재의 원인이 자신이 되어버리는 등, 누군가의 악의로 인해 탈출방법도 찾지 못한 채로 연주를 하고 있었을 그를 찾아갔다. 위험에 빠지게 해선 안된다며 필사적으로 찾아가긴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같이 건물더미에 파묻히는 것이 고작이었다. 혹시라도 화재가 일어나게 된 이유가 자신이라며 오해를 하고 있다면, 나는 어떻게 해야할까. 미처 상대의 생각을 알아내지도 못한 채로 사과를 건넬 틈도 없이 아는 척을 하지 말라는 경고를 받았다. 혹시라도 미움을 사게 된 것은 아닐지, 잠자코 그의 말을 따르며 눈치를 보게 되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었을지도 모르겠다.




